전전형 예나 비오곤(Jena-Biogon 35mm F2.8)은 '면도날 같은 묘사, 전설의 비오곤' 등 강력한 수식어로 잘 알려져있지만 무엇보다 거대한 후옥이 필름면 가까이 붙는 것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전전형 비오곤을 M바디에 붙여 사용하는 것이 취미사진가의 최종목표라고 전해지기도 하죠. 저역시 오랫동안 사용해본 결과 40년대에 출시된 렌즈라고는 믿기지 않는 해상력에 깜짝 놀란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이걸 흔히 개안수술한 느낌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덕분에 서독의 전후형 옵톤 비오곤(Opton-Biogon 35mm F2.8)은 많이 사용해보지도 않은 채 줄곧 장터행을 전전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렌즈들을 사용하고 비교해보면서 문득 굳이 서독에서 후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광학적 장점을 다운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궁금증이 생기면 풀어야죠, 그렇습니다. 내친 김에 W-Nikkor 3.5cm와의 비교를 위해 다시 전후형 비오곤을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단 디지털에서 주변부가 뭉게지는 전전형의 특성 탓에 이번 테스트는 필름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필름은 Fuji Velvia 50F를 사용하였고 날씨는 몹시 흐린날이었습니다. 경험상 렌즈 테스트에 있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가혹한 환경은 숲과 같이 다층적으로 디테일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피사체를 촬영해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인간이 만들어낸 건물 등의 인공구조물은 어떤 렌즈던간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을 가져오기에 렌즈간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경우 별다른 차이점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단 바람이 불면 잎사귀들이 흔들리기 때문에 가급적 스캔 후 정지된 피사체를 찾아 비교해 보았습니다. 원본파일은 F2.8과 F8의 두가지 세팅으로 촬영하였고 대표 이미지는 편집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전후형 비오곤의 것만 업로드 하였습니다. (예전처럼 조리개별 촬영은 필름이 비싸서 안하는걸로;;)


Zeiss-Opton Biogon 35mm F2.8 @2.8 / 전전형 비오곤 최대개방


좌상단, @2.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중앙부, @2.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우상단, @2.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F2.8에서의 최외곽부 및 중심부의 결과물은 W-Nikkor 3.5cm F2.5과 Jena Biogon 35mm F2.8이 지점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동소이하며 Opton-Biogon 35mm F2.8은 수차에 의해 디테일이 미세하게 올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광량저하는 Jena-Biogon이 좀 더 두드러집니다. 특히 마지막 우상단의 결과물은 Jena-Biogon의 잎사귀 표현이 인상적이네요. 개방에서도 상당한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다음은 F8에서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Zeiss-Opton Biogon 35mm F2.8 @8 / 전전형 비오곤 F8


좌상단, @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중앙부, @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우하단, @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F8에서의 결과물은 좌상단에서 W-Nikkor 3.5cm F2.5의 결과물이 전체적으로 뭉게진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곳은 3개의 렌즈가 큰 차이가 없어 아마도 필름면이 편평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캔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부는 3종류 모두 비슷한 수준의 해상력을 보여주며 마지막의 우하단 이미지에서 약간의 차이가 보입니다. Jena-Biogon의 결과물이 좀 더 샤프해 보이네요, 과연 면도날 같은 묘사라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다만 이정도의 차이라면 사실 대형인화까지 가지 않는 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결과는 좀 흥미로운데요, 각 렌즈에서 발생하는 왜곡의 정도를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W-Nikkor 3.5cm F2.5 @F8Zeiss Jena Biogon 35mm F2.8 @F8


W-Nikkor 3.5cm F1.8 @F8Zeiss-Opton Biogon 35mm F2.8 @F8


ZOMZ Orion-15 28mm @F8


 비네팅 덕분에 시각적으로 모두 볼록형 왜곡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므로 상, 하단의 직선부를 살펴 보시면 됩니다. '후옥이 초점면에 가까울 수록 디스토션이 적게 일어난다'라고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사실과 달리 Jena-Biogon에서 중앙부가 꺼지는 듯한 오목형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후옥이 가까웠던 탓에 볼록형 왜곡은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었지만 되려 반대 형태의 왜곡이 나타난 것이죠. 당시 Zeiss 기술진들이 이 사실을 몰랐을리는 없을테고, 아마도 거대한 후옥과 오목형 왜곡은 밝기와 해상도를 잡기 위한 기술적 한계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왜곡에 있어서는 의외로 대구경의 W-Nikkor 3.5cm F1.8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음은 Opton-Biogon으로 양 끝단에서 볼록형 왜곡이 미세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Jena-Biogon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W-Nikkor 3.5cm F2.5는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형태의 볼록형 왜곡이 나타납니다. 마지막은 비교를 위한 Orion-15 28mm F6, 상남자의 렌즈죠. 대쪽같이 거침없는 직선이 역시 토포곤급 답습니다. 


  여담이지만 디지털 테스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Jena-Biogon에 비해 후옥이 짧은 Opton-Biogon 역시 아쉽게도 Sony A7의 주변부의 해상력 저하가 관찰된다는 점입니다. 이에 반해 W-Nikkor 시리즈는 주변부까지 완벽하게(3.5cm F1.8>3.5cm F2.5) 묘사해내는 것을 볼 때, 디지털 바디에서 완벽하게 필름 기반의 묘사를 재현해낼 수 있는 35mm 화각의 이종교배 렌즈로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Nippon Kogaku에서 Micro-Nikkor 5cm F3.5를 비롯한 몇몇 렌즈들이 기본 설계로 채택하였던 Xenotar Type 설계 기반의 렌즈들이 디지털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연이던 아니던 당시 NK의 선택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Zeiss-Opton Biogon 35mm F2.8은 렌즈의 소형화 등 설계 기술의 개발을 통해 Jena Biogon 35mm F2.8을 개선한 35mm Biogon의 완성작이다라는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해상력에 있어서는 기존의 평가대로 Jena-Biogon이 미세하게 우위인 것이 확인되었지만 왜곡 등 전체적인 밸런스를 균형있게 해결한 쪽은 역시 Zeiss-Opton Biogon 35mm F2.8이라는 생각입니다. 뭐, 사견은 사견일 뿐, 어쨌든 올드렌즈 애호가에게 화질 몰빵형의 전전형을 택할 것인지, 올라운드 모범생 타입의 전후형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또하나의 즐거운 선택지를 던져 드릴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전부 갖는 것이 언제나 최선임은 잊지 마세요 : )





  오늘은 몇년전 다음을 기약하며 끝마쳤던 포스팅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기억하실 분들이 아직 계실지 모르겠지만, 당시 무코팅의 전전형 비오곤(Prewar Biogon)과 러시아에서 이를 카피한 쥬피터-12(Jupiter-12)의 보케를 비교해보려고 했던 포스팅이 있었습니다. 당시 쥬피터의 초점 문제로 테스트를 끝마치지 못했는데 현재는 무코팅 비오곤이 수중에 없는 관계로 비오곤의 필름 결과물과 쥬피터의 디지털 결과물을 간단하게 비교해보려 합니다. 계절과 날씨를 포함한 모든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묘사 특성이나 배경흐림 정도를 알아볼 수 있겠지만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필름과 디지털의 결과물 차이에서 오는 느낌의 차이를 발견하는 일도 재미있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먼저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신 분들을 위해 아래 당시의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그 때 필름 결과물을 확인하고 황당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ㅎㅎ 



[Comparison] Prewar Biogon 35mm F2.8 & LZOS Jupiter-12 35mm F2.8.



  참고로 말씀드리면 당시 위의 포스팅에서 사용했던 렌즈는 LZOS(Lytkarino Optical Glass Factory)에서 생산된 1964년형 타입이었습니다. 후옥을 감싸는 금속 경통이 제거되고 이를 페인트로 렌즈 위에 바로 도색하여 생산단가를 낮춘 크롬경통의 중기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렌즈는 ZOMZ(Zagorsk Optical and Mechanical Plant)에서 생산된 1958년도의 초기형으로 본격적으로 대량생산되기 시작한 중기형~후기형과 달리 언급했던 후옥 경통, 렌즈 고정부와 마운트 부분의 마감 등에 있어 빌딩퀄리티가 제법 높은 편입니다. 그럼 결과물을 살펴보실까요?



Jena Biogon 35mm F2.8ZOMZ Jupiter-12 35mm F2.8


  두 렌즈 모두 최대개방인 F2.8에서 촬영되었습니다. 6년 동안의 풍파와 사람들의 손길로 변화한 동상의 모습도 이채롭습니다. 피사체와의 거리 차이가 있어 보케의 크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양쪽 모두 바깥으로 갈수록 쐐기꼴로 흩어지는 듯한 형태의 보케는 동일합니다. 여담이지만 설계방식이 다른 Zeiss Sonnar 50mm F1.5도 동일한 형태의 보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경흐림 역시 거리의 차이로 인해 왼쪽이 더 날아가 보이지만 실제로 같은 거리에서의 촬영 결과물이라면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코팅의 오묘한 발색에서 오는 독특하고 편안한 톤의 결과물을 원한다면 전전형의 무코팅을, 비오곤의 해상력과 코팅을 통해 동일한 역광에서의 성능과 발색을 보장받고 싶다면 초기형의 쥬피터 역시 Contax RF와 Nikon RF 카메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35mm  화각의 렌즈로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래 이어지는 쥬피터와 비오곤의 결과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5mm 렌즈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에 있어 표준화각을 대표하는 화각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멀티코팅의 현행 렌즈를 대표하는 Leica Summicron 35mm f2 asph과 자이스 비오곤의 후예 C Biogon 35mm F2 ZM, 그리고 Nikon SP 2005와 함께 멀티코팅 렌즈로 복각된 W-Nikkor 3.5cm F1.8. 모두 훌륭한 렌즈들이지만 각각의 비교 결과는 어떨지 몹시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여기서 헥사논과 같은 빼놓으면 섭할 명옥(名玉)들도 줄을 서있지만 현실이 허용하는 선에서 이번 비교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른 바 '명옥열전-名玉熱戰!'(한자표기가 맞나 모르겠네요;;), 덕스러움 한가득 뭍어나는 제목임에 틀림이 없지만 닭살과 함께 솟아오르는 재미를 느끼고 계시는 것이 가슴으로 전해지는것은 속일 수 없을 겁니다. 어쨌든 이제 시작합니다. ㅎㅎ 어떤 렌즈가 우수하다 이런것을 떠나서 이러이러한 특성이 있구나하고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첨언은 차차 작성하도록하고 일단 결과부터 보시죠 : )





1. 빛망울(Bokeh)과 배경흐림


W-Nikkor 3.5cm F1.8 /@f1.8W-Nikkor 3.5cm F1.8 /@2


summicron 35mm f2 asph /@f2C Biogon 35mm F2 ZM /@f2




2. 조리개 구간별 해상력


W-Nikkor 3.5cm F1.8 /@F11


3가지 렌즈의 조리개 구간별 해상력을 살펴보았습니다. 

위의 대표이미지에 중앙, 좌상단, 우하단의 위치를 표기하였습니다.





2-1. F2에서의 해상력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2-2. F5.6에서의 해상력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2-3. F11에서의 해상력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C Biogon 35mm F2 ZM                      W-Nikkor 3.5cm F1.8                     Summicron 35mm f2 asph






핀교정을 마친 Jupiter-3 50mm F1.5 를 오늘 잠깐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죄리개값 F1.5의 밝고 컴팩트한 렌즈로써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쥬피터 렌즈의 성능은 어느정도인지, 저평가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아니인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결과는 일부는 예상대로, 또 그 외의 나머지 부분은 예상 밖으로 나와주었습니다. 

쥬피터가 라이카스크류 마운트 렌즈인 점과 테스트 바디가 각각 SONY와 LEICA의 바디인 점, 그리고 결정적을 동시테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대략적인 묘사 능력이나 광학적 성능을 살펴보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Sony A7 / Zeiss Sonnar 50mm F1.5Leica M9 / Jupiter-3 50mm F1.5 LTM


왼쪽이 Sonnar 50mm F1.5, 오른쪽이 Jupiter-3 50mm F1.5 입니다. 먼저 화상을 묘사해내는 선예도에 있어

조나의 느낌이 좀 더 날카로운 것이 차이점으로 나타납니다. 두 렌즈 모두 글로우가 발생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 상황에서도 렌즈가 촬상면에 투영해내는 사물의 선의 굵기에는 제법 차이가 있습니다. 




Sony A7 / Zeiss Sonnar 50mm F1.5Leica M9 / Jupiter-3 50mm F1.5 LTM

보케의 경우 예상외로 두 렌즈가 거의 동일한 형태를 보여주었습니다. 설계 구조가 같기 때문에

주변부로 갈수록 초승달 형태의 빛망울이 형성되는 특징 역시 같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구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Zeiss Sonnar 50mm F1.5 와  Jupiter-3 50mm F1.5 는 오랜 생산시기 만큼이나 수많은 개체가

만들어진 렌즈입니다. 확인해본 바로는 생산 시리얼에 따라 렌즈의 완성도, 부품의 수, 형태 등 묘사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매우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두 개의 개체로 촬영한 몇 장의 사진으로 독일과 

소비에트유니온을 대표하는 렌즈를 평가하는데에는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만 궁금해하셨던 

분들이 본 포스팅을 통해 각자에게 맞는 답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충무로에서 종종 들리는 클래식 카메라 상점에 가서 '니콘 레인지파인더용 렌즈 혹시 새로 들어온게 있나요?'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 중 하나가 바로 '요샌 별로 없어요, 근데 니콘 렌즈는 흑백에선 쓸만한데, 컬러에선 못써요' 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Nikkor-S 5cm F1.4 (50mm F1.4) 렌즈 때문에 생기는 오해 중 하나입니다. 소형화를 목적으로 태어난 렌즈였기 때문에 개방에서 수차가 제법 있는 편이었죠. 그 외의 렌즈들은 가격만큼 제 성능을 완벽하게 발휘하고 있음에도 'Contax RF의 카피'라는 불명예와 편견으로 인해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저평가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바로 오늘 보여드릴 테스트입니다.






 LEICA 50mm f2.8 ELMAR-M 현행 2세대

 

라이카 엘마의 최후기형 렌즈인 50mm Elmar-M의 2세대버젼입니다. 아름다운 짙푸른 색의 코팅을 가진 이 렌즈는 M6J와 함께 세트로 판매되었던 렌즈로, 현대적인 코팅과 뛰어난 광학적 성능으로 인기를 얻어 독립적인 렌즈로 개별 판매되었습니다. 렌즈 구성은 3군 4매의 Tessar 타입 설계이며, 1958년 출시되었던 Elmar-M 50mm F2.8 (1세대)의 아름다웠던 원형조리개에서 다소 투박한 6각형의 조리개를 가지게 되었지만 멀티코팅 등에 힘을 얻어 광학적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최후의 엘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Micro-Nikkor 5cm F3.5 (1956년)


마이크로 니코르는 1956년에 발매된 렌즈로 설계 목적 자체가 마이크로필름의 복사를 위한 용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구면수차, 상면만곡등의 모든 광학적 결점들을 극복해야할 필요가 있었고, 그 결과로 F5.6에서 필름에서 표현될 수 있는 한계치를 상회하는 200~300lines/mm 까지(Fuji Velvia 50: 80~160lines/mm)  해상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니콘 매크로 렌즈의 조상 중에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이 렌즈는 확대기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것이 주용도였지만 침동구조를 통해 확대기에서 장착시 45~90cm의 작업거리를 가지고, Nikon RF에 장착하고 렌즈를 사진과 같이 확장시키면 90cm~무한대에서의 일반촬영이 가능해집니다. 






1. 인물 스냅에서의 분위기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3.5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3.5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3.5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3.5



카메라만 들면 시종일관 눈을 뒤집고 코믹한 표정을 짓는 첫째가 옥토넛을 시청하고 있는 틈을 타 두 렌즈를 재빨리 교환하여 촬영한 사진입니다.ㅎㅎ 조리개는 동일하게 F3.5로 맞추었고 촬영은 SONY A7으로 하였습니다.  

라이카 엘마 50mm f2.8가 현행 렌즈답게 좀 더 진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줍니다. Micro Nikkor는 진한 맛은 약하지만 계조표현이 뛰어나 눈동자와 홍채의 경계면이 명확하게 표현되었으며 초점부의 해상력 역시 날카롭습니다.  






2. 중앙 및 주변부 해상력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3.5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3.5


50mm f2.8 ELMAR-M @3.5 / top-left cornerLEICA 50mm f2.8 ELMAR-M @3.5 / center50mm f2.8 ELMAR-M @3.5 / bottom-right corner

Nikkor 5cm F3.5 / top-left cornerNikkor 5cm F3.5 @8 /center5cm F3.5 / bottom-right corner



두번째로 살펴보는 예제사진은 역시 F3.5에서의 중앙부와 최외곽부의 해상력 비교입니다. 컬러차이는 화이트밸런스를 오토로 놓고 촬영하여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이점은 다음 사진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개방에서의 표현력을 알아보겠습니다.



1) 최외곽부


   LEICA ELMAR 50mm F2.8 의 경우 최외곽부에서 화상의 이지러짐이 확인됩니다. 이는 화상 중앙부 90% 지점까지 접근하면서 개선되며 광량저하는 Micro-Nikkor에 비해 뛰어난 편입니다. Micro-Nikkor는 최대개방인 F3.5에서 굉장히 뛰어난 최외곽부 선예도를 보여줍니다. 사진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놀랐을 정도로 대단한 수준입니다. 광량저하 이외에는 샤픈을 좀 주면 중앙부와 비슷해질 정도로 균형잡힌 화상을 보여주었습니다. 



2) 중앙부


   중앙부는 첫번째 샘플과 마찬가지로 선예도의 차이가 약하게 나타납니다. 미세한 차이지만 Micro-Nikkor의 해상력이 약간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지네요.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8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8


LEICA 50mm f2.8 ELMAR-M @8 / top-left cornerLEICA 50mm f2.8 ELMAR-M @8 / centerLEICA 50mm f2.8 ELMAR-M @8 / top-right corner

Nikkor 5cm F8 / top-left cornerMicro-Nikkor 5cm F3.5 @8 /centerNikkor 5cm F8 / top-right corner


세번째 사진은 두 렌즈 모두 F8로 조리개를 조인 상태에서 촬영했습니다. 화이트밸런스는 태양광으로 설정하여 렌즈 간의 컬러 특성도 알아보았습니다. 



1) 최외곽부


   LEICA ELMAR 50mm F2.8 은 F8에서 Micro-Nikkor와 비슷한 결과물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컨트라스트와 선의 명확도에 있어서 Micro-Nikkor 5cm f3.5 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보입니다. 광량저하는 두 렌즈 모두 완벽히 제어되고 있습니다. 



2) 중앙부


  중앙부는 ELMAR 50mm F2.8이 좀 더 컨트라스트가 짙으며 해상도 역시 약간 더 우세한 듯 합니다. 이는 Micro-Nikkor 5cm F3.5이 중앙부에서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조리개가 F5.6으로 세팅되어 있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컬러


  컬러밸런스를 확인하기 위해 화이트밸런스를 주광에 놓고 촬영한 결과물에서 라이카 엘마의 경우 노란색의 따듯한 컬러감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흑백촬영을 고려한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니콘의 경우 색감은 청명하며 최대한 중립적인 톤을 유지하려 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4) 왜곡수차


  표준렌즈에서는 좀처럼 확인하기 어려운 배럴디스토션이나 움푹한 형태로 생기는 핀쿠션은 둘 다 알아채기 힘든 정도로 잘 컨트롤 되고 있습니다. 두 이미지를 겹쳐 놓고 보았을 때는 Elmar 50mm F2.8 이 미세하게 배럴디스토션 현상을 보입니다. 라이카에서 제공하는 자료에서도 -0.4 정도의 상대왜곡(Relative distortion)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것으로 볼 때, 마이크로 필름의 복사 촬영을 위해 설계된 Micro-Nikkor 5cm F3.5의 왜곡수차는 집착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 다른 몇몇 50mm 표준렌즈들과 함께 테스트해서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3. 역광에서의 성능


LEICA 50mm f2.8 ELMAR-M @3.5Micro-Nikkor 5cm F3.5 @3.5


역광에서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 테스트한 결과물에서는 예상대로 현행렌즈인 LEICA 50mm f2.8 ELMAR-M의 플레어가 더 적게 나타났습니다. 조리개 세팅은 최대개방이었으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엘마에서 파란색 고스트가 출현한 점입니다. 디지털 바디의 특성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지만 각도에 따라 조리개를 조였을 때 화상 전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마이크로 니코르에서는 빛번짐 현상이 강한 편이었지만 사진과 같이 정면의 역광이 아니면 올드렌즈임을 감안할 때 잘 컨트롤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젊고 단단한 현행의 라이카와 맞선 환갑의 올드렌즈.


어릴 때부터 왼손을 즐겨 써왔던 저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소리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얼마전에도 '아, 왼손잡이라 글씨를 못쓰는구나'라는 무례한 말을 듣기도 했었죠. (펜글씨체가 아니어서 그렇지 실제로 글씨가 엉망이거나 하진 않습니다.ㅜㅜ)


테스트를 재미있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개개의 렌즈마다 그마다의 설계 철학이 있기 때문에 단순 해상력만을 가지고 이 렌즈가 이 렌즈보다 뛰어나다라고 결정지어 버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제가 좋아하지 않는 사고방식입니다. 엘마의 경우 최대개방에서 보케와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변부를 흐트러뜨렸을 가능성도 있을 겁니다. 쓰다보니 잡설이 길어졌네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올드렌즈라고해서 '역광은 고사하고 해상력이 떨어져 고화소에서는 쓸 물건이 못된다' 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뭐 그런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렌즈들도 있다라는 의미에서 작성한 테스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