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면 언제나 작고 가벼운 망원렌즈 하나를 꼭 챙기는 편입니다. 망원이 주는 압축효과는 천편일률적인 여행사진을 환기시켜주는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렌즈는 Leitz Elmar 90mm F4 Collapsible, 침동식 엘마 9cm f4입니다. 1954년 출시되었고 M3 등의 기계식 라이카에서 완전히 침동되어 표준렌즈 크기의 휴대성을 자랑합니다. 단 디지털 M처럼 측광부가 튀어나온 바디들에서는 완전히 침동이 되지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촬영모드에서의 모습은 좀 거시기 하지만 현대 망원렌즈 측면버튼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몸체 측면의 무한대 잠금버튼,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초점링이 잠기는 점 등 곳곳에서 라이카의 전성기 시절 만듦새와 고뇌가 느껴지는 멋진 렌즈입니다. 





렌즈의 광학계 점검은 위와 같습니다.

클리닝은 몇번 시도되었으나 닦이다 만 부분과

그 뒤에 올라앉은 헤이즈, 먼지 등이 보입니다.


약 60여년이 경과된 렌즈를 감안해보아도 대물 렌즈에 큰 스크래치나

찍힘은 보이지 않아 좋은 상태이지만 내부의 오염은 너무 오래지나면 고착되거나

유리표면을 침식하게 되므로 완벽히 클리닝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Leica M3 등의 노출계가 없는 M바디에 완벽하게 침동되는

Elmar 90mm F4 Collapsible, 사진은 촬영모드.




거대한 침동튜브 끝에 달린 렌즈경통의 모습.

3군 4매의 구조로 광학계의 핵심요소가 저 안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뒤에서부터 렌즈를 분리해나갑니다.

기존의 분해시 벗겨진 페인트가 눈에 거슬립니다.

추후에 부분도장을 하도록 예약.




조리개의 텐션을 담당하는 스프링과 구슬은 보시는 것과

같이 나사를 풀면 그 안에 들어있습니다. 다른 렌즈처럼

튀어나오면서 분실될 일은 없습니다.




경통에서 2군의 렌즈뭉치를 빼냅니다.

경통이 깊어 뺄 때 주의하도록 합니다.




각 렌즈군의 표면을 면밀히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발삼은 없는지, 포그형 발삼인데 헤이즈로

착각할 요소는 없는지 판단합니다. 


구분을 정확히 하지 못하면 접합부내에서 생긴 포그형 발삼을

헤이즈로 생각하여 닦이지 않는 부분을 계속 문지르게 되고

결국 클리닝 마크만 잔뜩 남기게 됩니다.




클리닝을 마친 1, 2, 3군의 모습.

3군렌즈는 두장의 유리가 접착되어 있습니다.




광축이 틀어지지 않도록 배열을 잘 맞춰 넣은 후

렌즈의 조립을 마칩니다.





리테이닝링의 벗겨진 부분은 도료를 이용하여 광택을

맞춰 조색한 뒤 말끔하게 처리합니다.


이부분을 매직으로 처리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티도 너무 많이 날 뿐더러

피막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바로 지워버리고 이런식으로 맞춰줍니다.




침동부위에 남아있던 묵은 때도 세척액을 이용해 깨끗히 닦아냅니다.



침동튜브를 분리해 마운트 부위의 묵은 때와 경통 내부 상태도 점검합니다.




망원렌즈의 경우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헬리코이드와 주변의 부품이 크게

설계되어있습니다. 덕분에 기름이 굳거나 회전시 힘이 많이 들어갈 정도로

뻑뻑한 경우가 많아 헬리코이드 역시 신경을 써줍니다. 




마지막으로 렌즈경통을 침동튜브에 잠그고 나사를 조여

풀리지 않게 처리합니다. 아래는 M10-D에 달아놓은 모습인데

역시 블랙크롬 바디에는 실버렌즈가 잘 어울리네요.




Leica M10-D / Leitz Elmar 90mm F4 Collapsible



이어지는 오버홀 완료 후 테스트샷은 M10-D에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차트 점검을 마치고 근거리 원거리 등 실제 촬영환경에서 보케의 형태나

해상력에서 이상이 느껴지지 않는지, 화면 전체의 밸런스가 균등하게 잡혀있는지,

글로우의 정도 등을 기존 이미지와 비교하며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컨트라스트는 진하지 않지만 중심부의 해상도가

상당히 높고 최단거리에서 작은 피사체도 제법 크게나와

크롭시 간이접사도 가능한 정도입니다. 


특히 색감이 맑고 진하며 빛망울은 F4라 크지 않지만

큰 이지러짐이나 경계면의 무너짐 없이 아름다운

원형의 보케를 만들어내는 렌즈입니다.


*샘플의 모든 사진은 M10-D JPG 기본세팅에서

무보정 긴축 3200 리사이즈입니다.




Leica M10-D / Leitz Elmar 90mm F4 Collapsible @f4




Leica M10-D / Leitz Elmar 90mm F4 Collapsible @f8




Leica M10-D / Leitz Elmar 90mm F4 Collapsible @f4


필름 M 바디에서 거리계 이중상을 통해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것은 과거 일부 촬영자에게

국한 되어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과 같이 라이브뷰나 비죠플렉스를 통해

어렵지 않게 망원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라이카의 최전성기에 출시되어 이와같이 뛰어난

빌드퀄리티와 성능을 가진 망원렌즈 하나 쯤은

소장하고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무래도 역시 라이카는 라이카니까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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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라별 2019.11.05 22:0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맨 끝 사진 보케가 선명하고 아름답네요.
    올드 렌즈 클리닝을 왜 해야 하는지 극명히 보여주시는군요. ^^

  2. 한누리 2019.11.05 22: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가 사랑하는 90mm elmar!!!
    개인적으로 라이카 90mm 중에 인물 표현에 가장 자연스런 드로잉은 F/4 엘마더군요...
    이 부분은 얇은 심도만이 인물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좋은 예인거 같습니다.
    비록 F/4이지만, 90mm 엘마는 피사체와 배경 분리가 적절하게 분리되어 입체감이 잘 사는 렌즈라고 봅니다.

    글코 "리테이닝링의 벗겨진 부분은 도료를 이용하여 광택을 맞춰 조색한 뒤 말끔하게 처리합니다." ㅋ ㅋ ㅋ
    한 수 배우고 갑니다...감사 감사!!!

    • goliathus 2019.11.08 20: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망원화각 좋아하는데 선생님도 역시...! 사실 광각은 조여찍으면 거기서 거기라 비슷비슷하고 역시 재미있는 쪽은 표준-망원화각인 것 같습니다. 가을이네요 보케놀이를 시작해야겠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