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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ns Repair & CLA] ELMARIT 90mm F2.8 1st(엘마릿 90mm F2.8 1세대 렌즈 클리닝) (2) 2019.06.04

  일반적으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세계에서 비주류 렌즈군은 역시 망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Nikon SP와 함께 RF에서 25mm 화각과 함께 85mm를 가장 즐겨써오고 있습니다. 물론 Nikon RF의 1:1 등배파인더와 확대된 듯한 큼직한 이중상패치가 한몫을 하기도 했지만, 팬포커스로만 보이는 RF카메라 파인더로는 예측할 수 없는 망원의 결과물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희열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아무튼 오늘은 라이카 망원렌즈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ELMARIT 90mm F2.8 1세대는 1959년~1974년까지 15년간 생산된, 상당히 롱런된 모델입니다. 3군 5매의 간략한 구조로 렌즈의 전면부를 분리하여 비조플렉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경통이 길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렌즈는 상태체크를 위해 먼저 사진을 받아보고 클리닝을

통해 개선될 여지가 매우 적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대물렌즈의 찍힘, 스크래치 등 사용에

의해 남은 흔적으로 보였기 때문인데요..


사용자분께서 아끼던 렌즈라 필터를 끼우고 잘 사용해오셨고,

처음 구하셨을 당시에는 저런 흔적들이 많지 않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외부상처가 아니라고 하면 아무래도 상태가 개선될

희망을 가져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초점부와 광학부가 분리된 모습입니다.

이 상태로 앞 부분을 비조플렉스에 끼우면

반사식카메라와 같이 촬영이 가능해집니다.

두가지 환경을 고려해 비조플렉스 시스템을

설계 했다고 하니, 괜시리 흥분이 되네요.

(역시 정상이 아닌...)




3군 5매로 2군과 3군은 각각 2장의 렌즈가 접착되어 있습니다.




뒤에서 조명을 비추지 않은 상태에서도

오염이 꽤나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렌즈 뒷면이고, 불특정한 형태의

오염이라 스크래치나 곰팡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렌즈경통의 초점링 회전각이 좁은 렌즈들은 이와같이

사다리꼴 형태의 이중상 연동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전각이 좁아지므로 이중상패치의 이동거리도

그에 맞춰 가파르게 이동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장점이라면 빨리 초점링을 돌리는 것이 가능하겠고,

단점이라면 저 부분이 정확하게 고정되지 않은 경우

초점 오차가 쉽게 발생하고 이중상을 정확하게 맞추지 않으면

쉽게 초점이 맞지 않게 됩니다.




3군 5매의 간단한 구조로 부품은 간략하게 구성이 됩니다.




각 렌즈군이 분해되었으므로 천천히

렌즈 상태를 살펴봅니다.


전면렌즈는 상태가 좀 절망적이었습니다.

2, 3군의 렌즈는 일반적인 수준의 헤이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진행된

작업으로 인한 스크래치를 제외하고는 접착부의 발삼이나

렌즈 열화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용제를 충분히 적시고 천천히 기다려보니

정말 다행히도 오염물이 용해되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용해되기 시작한 오염을 두고 조리개를 청소합니다.

엘마와 같이 이 엘마릿 90mm F2.8도 대물렌즈 바로 뒤에

조리개가 위치하고 있는데요, 자료를 찾아보니 많은 ELMARIT 90mm F2.8

렌즈가 이러한 오염이나 해이즈가 잘 발생한다고 합니다.


 렌즈 내부에서 헤이즈나 오염이 생기는 경우는

대부분 조리개날이나 경통 내부의 과도한 기름이 여름철과 같이

기온이 올라가는 때, 혹은 렌즈 보관 중 장시간 직사광선에

노출 되는 경우 렌즈에도 유막을 형성하거나 내부에 찬 습기와

엉킨 상태로 돌아다니다 렌즈면에 증착되는 수가 많습니다.


엘마릿도 열을 잘 흡수하는 검정색의 조리개날이 빛을 모아주는

볼록 렌즈 바로 뒤에 있기 때문에 날에 남은 기름들이 오염을

일으키기 쉬운 구조로 추측이 됩니다.


예상대로 조리개날은 상당히 오염이 진행되어있었습니다.




클리닝이 완료된 조리개날, 조리개끼리의 마찰로 금속면에 생긴

상처와 부식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전면렌즈의 클리닝이 상당히 진척되었습니다.

백라이트를 비춘 상태에서도 기존 상태대비 70% 이상 정리가 되었습니다.

오염면 코팅의 부식과 유리의 열화는 계속해서 천천히 진행되므로

이런 것들이 보이면 가능한 빨리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간 보관하는 렌즈의 경우 갑자기 없던

헤이즈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끔 열어서 렌즈를 체크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습기만큼 무서운게 한여름의 직사광선입니다.

한껏 열은 받은 블페 경통은 내부 그리스를 활성시켜

렌즈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게 할 수 있습니다.

차 안에 두실 때도 절대 빛이 드는 곳에 두지마시고

최소 트렁크에 두셔야 합니다.


직사광선과 한곳으로 집중된 열 또한

자연소재인 발삼의 분해에 직빵입니다. 


아무튼 여름에는 습기도, 땡볕도 조심하기로 합니다. ㅎㅎㅎ




2, 3군 렌즈는 클리닝 작업이 무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조립이 완료된 전면부와 후면부 렌즈의 모습입니다.

트랜스포머의 눈을 보는 듯한 조리개의 모습이 아름답네요.




일반적인 체크 상황에서는 거의 오염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개선이 되었습니다.




Before & After.

지난번 6군8매 아이버젼과 같이 코팅의 컬러가

같은 배치의 시리얼과 비교하여 유독 푸르다면

얇은 유막이 한번 씌워져 있다고 의심해볼만 합니다.




M10-D에 마운트 된 ELMARIT 90mm F2.8.

크고...아름답네요.




어딘가를 여행하게 되면 카메라의 종류를 떠나 꼭 챙기게 되는

화각이 바로 망원렌즈입니다. 망원의 압축효과와

간단한 배경정리,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거리에서의

촬영 등 매력적인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추억이 많으신 듯한 렌즈라 더 뿌듯한 작업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진 많이 찍으셨으면 좋겠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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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진섭 2019.06.04 16: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아침에 이제 다 수리해서 보내준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제야 들어서와서 읽어보았습니다.
    십 여년 전에 라이카MP필름 카메라를 구입해서
    자라나는 제 아들과 딸을 기억하고 있는 렌즈였습니다.
    구입할 때부터 렌즈에 뭐가 묻어있었지만
    그당시 싼맛(?)에 덜컥 구입해서는 사진을 찍는데
    희뿌염한 느낌이 웬지 오래된 사진 같기도 하고
    아련한 느낌이라 좋아했던 렌즈였습니다.
    그리고 디카를 쓰면서 점점 이 렌즈를 쓰지 않게 되었고
    결국 위 사진처럼 저렇게 절망적일 정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라이카M-P를 구입하게 되었고
    다시 90mm 엘마릿을 꺼냈는데 절망적이라
    수리를 맡기게 되었습니다.
    아직 받아보지 못했지만 수리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그 정성과 장인정신으로 충분히 수리비가 아깝지 않네요.
    전문용어가 있어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 점도 있으나,
    렌즈의 역사와 속살을 보고 나니
    더 정이 갈 것 같습니다.
    내일쯤이면 이 렌즈가 제 손에 있겠지요.
    잘 쓰게 해주어서 미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goliathus 2019.06.08 11: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안녕하세요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문자에서 뭔가 소중한 추억이 담긴 렌즈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저도 올해로 10년째 저와 제 주변, 아이들 사진을 담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가 있습니다. 요즘은 이것저것 다른거 써보느라 제습함에서 쉬고 있는데 선생님처럼 평생을 함께하는 장비로 아껴줘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