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iiia / Leitz Super-Angulon 21mm F4 / Fuji Velvia 50



안정리, 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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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나날 중에 또 부지런히 작업일지를 올려봅니다. 역시 몇주 전의 것으로 일부만 올리고 있는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같은 모델의 렌즈는 특이한 점이나 평이한 작업인 경우 나중의 포스팅으로 미루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작업은 라이카의 초광각 시대를 비로소 열게된 Leica Super-Angulon 21mm f4 1세대 모델입니다.


  4군 9매의 대칭형 조합으로 비오곤에 비해 밝아진 조리개와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는 광각 스냅촬영을 좋아하는 사진가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렌즈입니다. 또한 후속버젼 F3.5 조리개의 2세대에 비해 미려한 표면과 아름다운 외관으로 바르낙에 마운트 했을 때 정말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시다시피 1958년 모습을 드러낸 라이카의 슈퍼 앙굴론은

Carl Zeiss Biogon 21mm F4.5(1954)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었습니다. 

당시 21mm 화각은 지금의 10mm에 비견될 만큼 엄청난 광각이었기 때문이었기에 필요를

못느꼈을 수도 있고, 초광각렌즈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어떠한 이유로 라이카는 자사의 렌즈군에 21mm 화각을 추가하기로

결정, Schneider-Kreuznach 사에 설계를 의뢰하여 제작된 결과물이 

바로 Super-Angulon 21mm f4 입니다.






미적은 물론 광학성능까지 모두 최상의 렌즈를 

손에 넣고야 마는 분이 작업을 의뢰하신 렌즈로 외관 및 광학계

표면의 상태까지 공히 최상급이었습니다.


그러나 렌즈 군 사이의 헤이즈는 수십년에 걸쳐 렌즈 내부에

습기가 찼다가 빠지는 것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클리닝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렌즈 곰팡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전옥부와 후옥부 렌즈군을 경통에서 분리해낸 모습입니다.

기본적으로 2세대의 Super Angulon과 같은 구성으로

대칭형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쪽 렌즈경통에는 세자리수의 동일한

생산라인 번호가 적혀져 있습니다.




이부분을 보고 아니 바르낙처럼 은사도 아닌 금사를!? 하고 깜짝 놀랐는데

페인팅 후 글자를 각인한 것으로 황동재질이 드러난 모습입니다.


 시리얼번호는 네임링의 시리얼 번호와 다른데

렌즈의 제조는 슈나이더에서 맡았기 때문에

후옥부에는 슈나이더사의 시리얼 번호가 기록되어있습니다.


블랙에 황동각인이라니 황홀하네요.




렌즈가 조립되어 있는 경통커버를 풀어내고 렌즈군을 빼냅니다.

폭은 물론 두께까지 일치하는 베르게온(버죤)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역시 고급 드라이버는 상처를 내지 않고 나사가

빠가(이바닥 전문용어;;;)나는 확률이 매우 적으며

닙 끝이 완벽히 직각을 이루어 작업 중 삑사리(아아 이것도;;; ㅠ)

나면서 경통을 긁지 않습니다.




내부 황동부에는 열처리 등으로 변색된 흔적이 보입니다.

내부 경통의 경도 등에 신경 쓴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옥부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분해합니다.




4군의 렌즈, 이제 렌즈는 모두 발삼으로 접착되어있는 부분으로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더 이상의 분해는 하지 않습니다.




결속링과 렌즈바렐, 광학계가 모두 분해된 모습.




렌즈 측면에는 난반사를 막기 위한 먹칠이 되어있습니다.

라이카의 경우 사진과 같이 유광페인트로 칠해진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무광택에 비해 유리 표면에서 페인트를 잘 먹지만

오래된 경우 페인트에 금이 가거나 덩어리째 부스러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렌즈는 아주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클리닝 전에 렌즈 각 면을 체크합니다.

사진과 같이 외부 공기와 접촉 및 조리개날에 의한

간섭이 많은 가운데 렌즈 양쪽이 주로 오염됩니다.




클리닝을 마친 모습.

헤이즈 및 얼룩이 완벽히 제거 되었습니다.


광각렌즈와 같이 알이 작은 경우 빛이 통과하는 면이 작기

때문에 헤이즈가 끼면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표준렌즈의 경우 옅은 헤이즈는 무시해도 되지만 광각인 경우에는

고착되어 렌즈 표면이 열화되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렌즈의 조립을 마무리 합니다.

습기가 들어가거나 남지 않도록 제습함에

넣어 최종 조립까지 대기합니다.




1세대의 슈퍼 앙글론은 미려한 광택과 만듦새로 라이카 골수 팬

층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은 렌즈입니다. 


네임링 부분을 고정하는 나사에는 사진과 같이

풀림 방지 페인팅 되어있습니다.


1세대는 조리개날 부분도 4장으로 네모네모 플레어를

만들어 내는 2세대에 비해 정석대로 많은 수의 날이 들어있고

각 부분의 부품이 상당히 완성도 높게 제작, 조립되어 있습니다.


또한 조리개링의 조작시 기분좋게 튀어오르는 저항감과

조리개의 동작을 알려주는 클릭스탑 소리 덕분에

손과 귀가 즐겁습니다.




2세대와 1세대의 비교입니다.

1세대 Super Angulon이 얼마나 앙증맞은 크기로

제작되어있는지 차이가 눈에 띕니다.

2세대의 경우 사각 후드를 끼우면 굉장히 터프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데 반해 1세대는 여성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요즘은 이런 표현 좀 조심스럽...)




Leica iiia 바르낙에 마운트된 모습입니다.

파인더를 끼우는 것도 이쁜데 사실 이 상태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6군8매가 M3와 최고의 매칭을 보여준다면

바르낙 타입의 바디와는 이 렌즈가 베스트입니다. 




크롬 피니쉬의 Leica M 바디와도 잘 어울립니다.


역시 렌즈는 작고 이쁘면 어디든 잘 어울리는 법이죠.

라이카 렌즈를 작업하면서 미적으로 가지고 싶었던 렌즈 중

거의 유일한 렌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덕분에 장터검색을 오랜만에 해보았네요 ㅜㅜ

아름다운 렌즈와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또 찾아뵙겠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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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엔지용 2019.02.23 07: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작업 결과물에 늘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언젠가 저도 맡겨보고 싶네요.



  슈나이더가 라이카에 공급한 초광각 렌즈 슈퍼 앙굴론(슈퍼 앵글론, 슈퍼 앙글론 등 한글 발음이 제각각인데 블로그 중 공신력 있는 곳의 발음을 선택했습니다, 조금은 듣기 변태스러운 독일원어에도 가까운 발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의 작업일지를 포스팅합니다. 수리하는 거의 모든 렌즈는 사진을 촬영하면서 진행하는데 과정이 궁금하시거나 포스팅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작업 내용 및 코멘트를 통해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4군 8매의 대칭형 구조로 Carl Zeiss Biogon 21mm F4.5과 같이 후옥이 필름면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오곤이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진 탓에 포지티브 촬영시 주변부 광량저하는 좀 더 생기는 편이나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정제되지 않은 와일드한 컬러감과 묵시록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명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렌즈 상태를 점검해보았습니다. 전해들은대로 대기중에 

노출된 각 렌즈군의 면이 헤이즈로 덮힌 상태입니다.


요청하신 경통부의 흔들림을 바로 잡기 위해

어느 위치인지 확인합니다.





스크래치처럼 보이는 쓸린 자국도 있어

헤이즈는 클리닝이 가능할 것 같으나 저 부분은 

흔적이 계속해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희망을 버리지 않고 마인드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렌즈의 후옥을 경통에서 분리해냈습니다.

오랜 사용으로 경통 내부에도 먼지와 새어나온

윤활유 등 시간이 많이 소요 될 것으로 보이네요.





후드가 결착되는 네임링 부분을 분리했습니다.

조리개링이 끊어지도록 만드는 홈이 이부분에 있기에

보시는 것 처럼 역시 다량의 오일이 묻어납니다.





대칭형으로 구성된 대물렌즈쪽과 

대안렌즈의 렌즈 뭉치입니다.


렌즈 안쪽 2, 3군에도 먼지와 헤이즈가 보이므로 

아직 더 분해가 필요합니다.





렌즈 조리개링의 스탑을 끊어주는 홈과

쇠구슬의 모습, 이런 부분은 분해시 자칫 모르고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히 관리합니다.





렌즈를 모두 탈착한 상태에서 조리개뭉치를 분해....

하지 않으려 했으나 구조가 궁금해서

건들다가 조리개링이 흐트러져 전체 청소하기로 합니다.


다행히 조리개날이 4개 뿐이라 재조립에는 크게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짜이스 조나같은 경우는 날이 9개라 정말....


SA 21mm F4인 1세대는 조리개날이 많기 때문에 2세대에서

일부 원가절감으로 날수가 줄어들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보케가 중요한 화각의 렌즈가 아니기 때문에

양자간의 결과물 차이는 크게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통에서 내부 렌즈를 분해합니다.

다행히 경통의 상태는 매우 좋습니다.





대칭형이므로 후옥부의 렌즈군도 차차 분해에 들어갑니다.


Super-Angulon의 경우 이 흑칠부가 땀이라고 하여

작은 점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렌즈와

페인트가 접한 면에서 도장이 뜨는 것으로 심한 경우 

도장을 벗겨내고 재도장을 하기도 하지만 

사진의 정도로는 크게 이상이 없으므로 그냥 두기로 합니다.


이 흑칠을 제거한 상태에서 촬영해보면 내부의

난반사가 심해지면서 글로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완전히 분해된 슈퍼 앙굴론의 렌즈군

좌부터 4, 3, 2, 1군입니다.





오염의 정도와 위치를 각 군별로 확인합니다.

난반사를 막기 위한 흑칠이 되어있습니다.





대칭형이지만 설계에 따라 빛의 진행을 컨트롤하기 위해

각 군 렌즈의 두께나 곡률은 모두 다릅니다.





역시 거사를 치루기 전 렌즈 경통은 모두 조립준비를

마칩니다. 헬리코이드는 오래된 윤활유를 닦아내고

온도 변화에 영향이 적은 그리스로 도포해줍니다.





언제나 두근두근 한 순간!


헤이즈는 대부분 닦이지만 접착면에서 일어난

발삼일때도 있어 첫 클리닝을 시작할 때는 많이 신경이 쓰입니다.

다행히 내부에서 갇힌 습기와 산화된 오염물에 의해  생긴 헤이즈라

닦이기 시작합니다. 스크래치로 예상했던 직선 형태의 자국도 

헤이즈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qaunj님에 따르면 라이카는 렌즈 조립 전 먼지를 털 때 붓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로 자국이 남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합니다.


클리닝 후에도 스크래치 등 기존 클리닝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에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됩니다.





완벽하게 클리닝 된 1군의 1매와 4군의 8매

슈퍼앙굴론이 새로 태어났습니다 ㄷㄷ





2군과 3군도 클리닝을 마칩니다.

넓은 화각을 담아내기 위해 조리개를 가운데 두고

위치한 렌즈들은 이렇게 매우 작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클리닝을 마친 후 조심스럽게 다시 조립을 시작합니다.





조리개의 조립. 4장 뿐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워낙 작고 경통 깊은 곳에 있어 진땀을 좀 뺐습니다.





클리닝을 마치고 조립된 Leica 21mm Super-Angulon-M f3.4

헤이즈가 완벽하게 클리닝 되었습니다. 맡기시면서 '험한 놈이라

막 괴롭히셔도 되요!' 하셨었는데 거의 최상급 렌즈가 되었습니다.


라이카 렌즈의 경우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외관이 멀쩡해도

내부 클리닝이 엉망으로 진행된 경우 클리닝 마크가 많은 개체들이

많은데 다행히 렌즈의 기본 컨디션이 좋아 클리닝이 잘 된 케이스입니다.





LEICA M-A에 장착하고 이중상, 핀테스트 등 최종 점검을 진행합니다.


육덕진 사각 후드의 매력이 부럽네요, 짜이스 렌즈의 경우 간결하면서도

견고하게 렌즈가 설계된 것에 비해 다수의 나사와 결합링을 사용해 

헤비-유즈에 단단히 대비한 엔지니어의 노력이 인상적인 

SA 21mm F3.4의 작업 포스팅을 마칩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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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16 09: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goliathus 2019.01.16 10:39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리뷰도 좀 써야하는데 ㅠㅠ 요즘엔 밀린 수리기 정리하느라 도통 시간이 없네요 그나마 1년에 두번은 썼었는데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