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1일차 / 2박 3일 덕적도, 굴업도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 덕적도 

4월달에 출장차 다녀온 덕적도와 굴업도 여행기를 포스팅합니다. 최종 목적지는 굴업도였지만 굴업도를 들어가려면 덕적도를 반드시 거쳐가야하기 때문에 덕적도도 하루 들리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덕적도에서 바로 굴업도로 넘어가려는 계획이었지만 이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의 모든 선박에 비상점검이 들어가면서 출항이 9:00 에서 14:30 으로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굴업도입니다. '서해의 진주,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우는 이 곳은, 경기만에서 제일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섬으로 중생대 백악기에 화산폭발로 형성된 섬으로, 주변의 바다는 해저에 커다란 단층곡이 위치해서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제일 깊은 바다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섬들과 차별화된 기후를 가지고 있기에 섬 곳곳에서 너무나도 다른 식생과 지형이 관찰됩니다. 백패커들의 성지로 잘 알려진 개머리언덕도 바로 이 섬에 있습니다.



먼저 덕적도로 들어가기 위해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오전 9:00 첫배를 타고 덕적도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덕적도로 가는 배는 이곳 인천항과 대부도 이렇게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대부도에는 하루에 2번, 인천항에는 하루에 2~3번 정도 덕적도로 가는 배가 뜹니다.
 






터미널 안은 일주일전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로 인해 뒤숭숭한 분위기였습니다.

콘센트 주변에는 여러 언론사의 취재팀이 기사를 작성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 오기 전까진 세월호가 여기서 출항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 곳에서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났을 아이들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대합실의 의자마다 노란 리본이 묶여져 있었습니다..

곱게 매듭 지어진 리본이 노란나비 같이 느껴지더군요..


 
 


거짓말 같이 아직도 적혀있던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의 이름..



 


'돌아와줘요. 너무많이 울었어요.'

한장 한장 읽을 때마다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더군요.. 

어른으로써 그저 모든것에 미안했습니다.. 









9:00시에 출항하기로 했던 덕적도행 스마트호는 해상의 안개로 출항이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바깥으로 나가 백령도행와 소청도, 대청도로
운항하는 하모니플라워호를 촬영해보았습니다.

덕적도행 스마트호는 출항이 11:30으로 늦춰졌다가 결국 2:30 분까지 미루어졌
는데요, 사실은 기상상황 때문이 아닌 세월호 사고로 인한 선박비상
점검 때문이라고 덕적도 펜션 아주머니께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오후 2:30분 드디어 출항이 결정되고 덕적도로 떠나기 위한 승선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코리아나호 왼쪽으로 멀리 익숙한 이름의 굉장히 낡은 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세월호와 자매선인 오하마나호가 정박해있었네요.





 


실제로 보니 거대한 크기에 한번 놀랐고 낡아빠진 선체의 모습에 두번 놀랐습니다.

상태가 조금 더 좋아보이던 세월호도 저런 상태에 도색만 새로 입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배 위에서는 진상조사를 위해 수사관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탑승해서 선체

여러곳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뉴스에는 압수수색으로 나왔었죠.

저 때는 구명정의 작동여부등을 확인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 창문을 보면 자꾸 선체가 기운 상태의 세월호 모습이

오버랩 되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오하마나호는 1989년 9월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건조된 세월호의 자매함이고

2003년 2월까지 가고시마 - 오키나와 운항을 마치고 퇴역했었는데 

퇴역 한달 뒤 청해진 해운에서 인천~제주간 운행을 위해 들여왔다고 합니다.








오하마나호를 구경하다가 코리아나 호에 탑승했습니다.

선체는 약 30M 정도의 크기에 정원은 306명이고 덕적도까지의 운항시간은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연평도까지는 2시간 20분이며, 배는 깔끔하고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더군요.

이날 출항이 늦어져 대부분의 승객이 돌아가 자리가 아주 많이 남았습니다. 







 

배는 서해바다를 가르며 덕적도를 향해 순항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조타실 근처에 테이블이 놓인 자리도 있었습니다.

이날 세월호 사건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련 방송을 반복해서 보여준 것 말고

특별한 교육등은 없었습니다. 그냥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모든게 그대로

돌아가는게 이상하면서도 우리사회에서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지와 멀어지자 서서히 안개가 밀려오기 시작하더니 30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 선체가 휩싸였습니다. 엔진소리만 들려오는 적막감 속에서 

바다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짙은 안개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기울어가는 선체안에 머물렀을 희생자들을 생각하니

아.....눈 앞이 깜깜해졌습니다.



  





복잡한 마음 속에 어느덧 덕적도에 다다랐습니다. 섬을 나가기 위해 많은 분들이

나와 계셨습니다. 어느새 시간은 3:20분, 재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업무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봉고차를 주차하고 기다리시는 아주머니께 숙소를 물어봤습니다.

민박은 5만원에 식사는 7,000원이라고 가는 김에 타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차량이 없으므로 일단 올라타고 민박집을 바로 잡아버렸습니다.



 


날렵하게 생긴 코리아나호.

이녀석도 얼마전인 5월 14일에 덕적도로 출발한지 30분만에 팔미도 인근 해상에서

좌현 엔진고장으로 회항했다고 합니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처음 찾아간 곳은 덕적도에서 가장 큰 해변인 서포리해변입니다.

약 2Km에 이르는 엄청나게 긴 해변인데 4월에는 평화로게 아무도 없이 고요했습니다. 






크게 보기

Deokjeokdo, Seopo-ri, Incheon.









해변의 모래가 곱고 부드러워 소나무 밑에는

명주잠자리의 애벌레인 개미귀신(개미지옥)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서포리 해변, 한여름에 휴가로 오면 너무 좋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해변 안쪽으로는 소나무로 구성된 방풍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변으로 캠핑 할 수 있는 넓은 장소도 많이 보였습니다.  








[##_http://sangin1122.tistory.com/script/powerEditor/pages/1C%7Ccfile10.uf@223575335380A2B41AB256.jpg%7Cwidth=%22600%22%20height=%22399%22%20alt=%22%22%20filename=%22cfile10.uf@223575335380A2B41AB256.jpg%22%20filemime=%22%22%7C_##]

 해안을 따라 난 해안도로로 걸어 나오면 이렇게 서포리해변 전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후가 되어 물이 빠지면 거의 200~300m에 이르는 광범위한 조간대가 드러납니다.
 




 


서포리 선착장 너머로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바다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어제와 똑같이 잔잔한 파도 속에 해를 감추입니다. 









선착장에 정박해 있던 작은 어선 한 척.


 




산책을 마치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서포리해변.

육지에는 더운 햇볕의 4월말이지만 섬에서는 해가 지자 바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육지보다 약 2-4주 정도 기온이 늦게 오르기 때문에

풀이나 꽃, 나무들도 아직 잎들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모래밭에 남겨져 있던 꽃게의 껍질.









물이 빠지고 남은 고래의 거대한 지느러미 같아 보이던 자국.







급하게 잡았지만 민박집치고 뜨거운 물 콸콸 잘나오고 방이 정말 후끈후끈했던

바다향기 펜션. 주인아주머니 무척 친절하시고 밥 맛도 좋았습니다.

숙박료는 덕적도 모두 비슷하게 통일해서 50,000원 인 듯 했습니다. 

바다향기펜션  032-831-0277









 저녁식사는 김치찌게로 주문!

 

 





 

진하면서 큼직큼직한 돼지고기의 조합이 꽤 훌륭했습니다!


첫날의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출항시간이 늦어져 일정이 덩달아

꼬여버렸지만, 이렇게 덕적도도 한번 살펴 볼 수 있어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내일이면 드디어 서해 한복판에 솟아난 신비의 섬 굴업도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된다는 기대감에 무거웠던 마음이 좀 가벼워 진 듯 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가나다라마ma 2014.05.25 14:4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 멋지네요.
    섬여행 가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