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적도,굴업도] 4월 26일 #3 - 굴업도 장할머니 민박, 목기미해변, 붉은모래해변, 연평산


4월 26일 3일차 / 2박 3일 덕적도, 굴업도

장할머니네 민박 -> 코끼리바위 -> 연평산 -> 붉은모래해변 -> 폐가 -> 선착장 

오늘은 굴업도에서 밤에 촬영한 사진과 함께 26일, 세번째 날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25일 밤에는 섬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겸사겸사 야경 촬영을 함께 했습니다. 육지에서 꽤나 떨어진 곳이라 별이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해무와 함께 밤하늘엔 약간의 구름이 있어 아프리카에서 처럼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필름바디로는 3-4시간의 장노출 사진을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카메라에 달랑 필름 하나 넣어 놓고 여분을 챙기는 것을 깜빡하는 바람에 실패..보통 이렇게 야외에 필카로 카메라 장노출 걸어놓으면 알람 맞춰놓고  새벽에 다시와서 수거하는데 아직까지 도둑 맞은 적은 없었습니다. 워낙 외진 곳으로만 다녀서 그럴지도...ㅎㅎ



 

목기미 해변 끝 언덕에서 촬영했습니다. 멀리 주황색 불빛이 해무에 비춰 꼭 일출 직전처럼 나왔네요.
중앙 왼쪽의 안개에 보이는 큰 섬이 문갑도 오른쪽이 선갑도라고 생각되고 저 주황색 불빛은
아마도 당진의 대산항 방향에서 비춰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목기미해변의 반대쪽을 촬영하였습니다. 저 쪽은 백령도 방향입니다.
푸른색 불빛은 북한쪽일까요?









이곳은 목기미의 끝에 있는 폐가 쪽입니다. 혼자갔으면 꽤 으스스했을거예요.
게다가 숲쪽에 사슴들이 떼지어서 돌아다니는데 소리가 나니까
쳐다보는 바람에 안광들이 도깨비불빛처럼 번쩍번쩍하더군요 ㅎㅎㅎ










늦은 밤까지 작업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세개의
바위섬은 여러가지 전설을 가지고 있는데 '선단여' 라고 부릅니다.

선녀가 붉은 눈물을 쏟았던 곳에 생긴 바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오전의 햇살이 희미하게 반사되고 있는 굴업도 인근의 바다.









이쪽은 목기미에서 백령도 방향으로 향한 해변입니다. 아침에는 물이 완전히 빠져
아주 폭이 넓은 조간대가 형성이 되는데 목기미 특유의 연륙사빈을 촬영하기엔
좋지 않은 시기네요, 양 옆으로 육지가 너무 많이 드러나게 됩니다.

 






해변을 따라 좀 더 가면 유명한 코끼리 바위가 나타납니다.








코끼리 바위를 지나 걸어가면 다시 모래사장이 나타나고 이내 경사가 높은 모래사구가
등장합니다. 이 부근에는 인근해에서 몰려온 바다쓰레기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정처없이 바다를 떠돌던 국적불문의 거대한 나무뿌리들도 종종 발견됩니다.








경사가 제법인데다 모래속으로 발이 푹푹 빠집니다.
다시 언덕으로 올라 연평산쪽으로 가봅니다.








멀리 보이는 목기미해변. 굴업도의 대표수종인 어린 소사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단단히 뭉쳐 자라나는 이 나무들 덕분에 사구들의 모래들은 흩어지지
않고 언덕을 이룹니다.








사구 위쪽 바로뒤에는 이렇게 절벽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감이 잘 안오는데
높이가 약 15m는 되어서 실제로 보면 정말 아찔합니다.
게다가 돌들이 울퉁불퉁하니 트래킹화가 아니면
조심하셔야 합니다.








밑에 사람이라도 있으면 높이 짐작이 될텐데...ㅎㅎㅎ










 

연평산쪽으로 오르는 길에 바라본 목기미 방향 전망. 










 

붉은모래해변쪽으로 다시 가기위해 폐가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지금은 거의 다 부서지고 일부 벽체나 기둥들만 남아있죠.










...







거의 유일하게 형태가 보존되어 있는 변소.








붉은모래 해변입니다. 굴업도의 해변 중 작은 편이지만
멋진 바위와 소박한 모습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붉은모래해변 뒷부분에 있는 목기미 사구습지는 일년 중 여름과 가을철에만 물이 차지만
해마다 다양한 수생곤충 및 어류가 발견된다고 합니다. 마른 땅을 파보면
미꾸라지가 나와서 예전에는 주민들이 잡아서 탕을 끓여 먹기도 했다는군요.
 







굴업도 남쪽 끝 토끼섬에서 보이는 '해식와'와 비슷한 형태의 바위들이 저 멀리 보입니다.







바닷물의 염분에 바위가 풍화되며 생성되는 해식와 지형이 이곳에서도 관찰됩니다.
섬의 다른 지역과 달리 모래사장은 붉은색을 띄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붉은색의
암맥이 풍화와 침식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붉은모래해변에서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도 관찰됩니다.
얘네들은 해변가에 3~4개의 알을 그냥 낳아놓는데, 호기심에 가져오거나 하면 안된다고
장할머니민박집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알 근처로 접근하면 삑- 삑- 소리를 내며
위협하기도 하고 때론 부리로 쪼기도 한다고 합니다.

삑삑 소리를 들으면 근처 발 밑을 조심하세요 : )






다시 목기미해변의 육계사주를 통해 마을로 돌아갑니다.
필름을 분명히 한개 더 넣었었는데 실수로 식탁위에 놓고 오는 바람에
필름 컷들은 정말 많이 못 찍었어서 아쉬웠습니다.

첫날 출발이 늦어지면서 스케쥴이 꼬여 백패커들이 즐겨 찾는
개머리 능선도 가보지 못하고 떠날 채비를 하러 갑니다.
 
함께 섬에 들어오신 분은 개머리능선에서
무려 돌고래떼가 헤엄치는 장관도 보셨다고 하니...ㅜㅜ







이곳이 바로 굴업도 장할머니민박의 샤워장입니다. 화장실은 공동화장실이
마을에 있는데, 아주 깔끔한 수세식 양변기라 좋았습니다. 

민박집의 린나이 순간온수기로 뜨거운물이 저희 집보다 빨리나옵니다.
외진 섬이라 샤워는 꿈도 안꾸고 왔는데, 정말 개운하게 잘 씻고 문명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샴푸, 비누, 치약 모두 있어서
너무 편리했어요 ^^







배 시간에 맞춰 함께 트럭을 타고 마중 나온 쌤통, 이쁜 녀석이었는데...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백패커 및 여행객들.
아쉬운 일정의 끝이 보입니다. 모두들 밝고 만족스러운
표정이 참 좋았구요.







서인수이장님께 달려드는 쌤통, 아직 어린티가 나죠? ㅎㅎ
그리운 굴업도의 여행기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완전한 여행으로 다녀온게 아니라 보지 못한것도
많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 이었습니다. 
날씨와 하늘도 그랬구요.

언제간 개인용 텐트 하나 마련해서
개머리 능선에서 별보면서 여름밤을 보내는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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