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라이카 렌즈만 주로 작업이 들어와서 의기소침해져있는 가운데(ㄷㄷ) 요근래는 다시 짜이스와 니콘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라이카를 전부 다 써보고 니콘, 짜이스로 멀티를 하시거나 넘어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장점은 역시 라이카와 다른 맛과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라고 하십니다. 


  일부 라이카 매니아들은 몇몇 렌즈들을 써보기 위해 Contax RF 바디나 Nikon RF 바디들을 들이기도 하시는데, Carl Zeiss Sonnar 50mm F1.5와 함께 가장 써보고 싶어하는 렌즈가 바로 이 동독제 전전형 무코팅 Biogon 3.5cm F2.8 렌즈입니다. 해상력이 정말 무시무시한 렌즈이고 이미 출시년도 자체가 1936년이니 짜이스의 광학설계능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전전형 무코팅 비오곤의 생산대수는 의외로 많은 편이지만

역시 80년 이상이 지난 렌즈이기 때문에 상태가 좋은 것들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돌출된 후옥은 쉽게 스크래치와 오염에

노출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죠.


이번에 작업한 렌즈는 대물렌즈의 스크래치만 제외하면

거의 완전한 상태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진과 같이 후옥을 분리한 후 조리개 앞쪽의 렌즈 유닛을 분해합니다.

이후 각각의 렌즈를 추가로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내부의 황동이 생산당시의 광택을 유지하고 있네요.

습기나 우적에 의한 부식 등이 일체 없는 것으로 보아

건냉한 곳에서 긴 세월동안 잘 보관되어진 것 같습니다.

짝짝짝..!




후옥은 사진처럼 2군 3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부 반사를 막아주는 흑칠이 흑암과 같이

완벽하게 되어있습니다.




전옥부는 요렇게 2개로 나누어집니다.

가운데 우주를 유영하는 듯 고독한 기포가 하나 보이는군요.

초기의 무코팅 렌즈들은 광학재료의 비율이 코팅시대의 렌즈와

달라 용융과정에서 생긴 기포가 제법 많이 발생하였고

1~3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렌즈의 생산 과정에 대해 다시 논하자면,

여러가지 광학재가 담긴 도가니에 1500도의 열을 가해

잉곳을 만들게 되는 과정에서 기포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렌즈 내부에 있는 이물질이 렌즈가 통과하는 면적의 일정부분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해상력의 저하나 화상면에 나타나게 되는데요,

이에 최소한의 기포만이 존재하는 부분을 쪼개어 사용하고

기포가 많은 부분은 제거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영향이 거의 미미한

몇몇개의 버블이 있는 경우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물론 동일재료를 용융시켜 만든 렌즈라면 기포가 없는 것이

최상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짜이스의 QC는 당시에도 매우 철저했기

때문에 몇몇개의 버블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각 렌즈군을 점검합니다.

내부는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고

잔먼지들과 헤이즈가 제법 보입니다.




콘탁스 특유의 베이요넷 마운트는

이렇게 스프링을 사용하여 바디와 맞물린 연동튜브가

레인지파인더와 결착되는 구조입니다.

스크류마운트나 고정형 렌즈가 대세였던 당시 

그야말로 획기적인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지만

스프링과 튜브 사이에 있는 나사를 끼울려면

여간 성가신게 아닌...




초점경통에서 분리된 렌즈경통과 기름이 가득한 조리개날.

어느정도냐 하면 조리개를 분리해도 유대감을

과시하며 떨어지지 않는 정도랄까요?


광각렌즈와 같이 작은 날은 꼬일 위험이 없지만

50미리 이상의 렌즈들은 조리개날이 얇고 넓어서 이렇게

날에 텐션이 걸리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ㄷㄷ


날이 뒤틀린다 싶을 때는 더이상 움직이지마시고

바로 수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Biogon 21mm F4.5에 이은 비오곤 특집이군요!




조리개 청소후 조립완료.

반사를 방지하기 위한 도료가

제대로 살아 있습니다.




광학계의 클리닝에 앞서 모든 부품을 깨끗히

청소합니다. 기름을 닦아내고...먼지를 털어냅니다.




그리고 드디어 클리닝. 3군의 렌즈 두장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발삼접착되어있는 것이 보이실겁니다.

떨어지거나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여 클리닝합니다.



1, 2군의 렌즈를 조립하여 조리개 전면부

렌즈뭉치를 마무리합니다. 




무코팅 렌즈의 은빛 반사면은 코팅렌즈가 줄 수 없는

순수함이랄까 뭐 그런 일말의 신비한 감정들이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조리개 후면부 렌즈를 조립합니다.

경통 상태가 정말 너무 좋네요. 보통 잦은 사용으로

황동이 드러나거나 페인트가 모두 떨어지기 마련인데...




클리닝을 완료한 Carl Zeiss Jena Biogon 3.5cm F2.8 렌즈입니다.

전면부의 스크래치는 지워지지 않았지만 80여년의 세월을 견딘

렌즈 치고는 무척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Nikon S2 / Carl Zeiss Jena Biogon 3.5cm F2.8 / Nippon Kogaku 35mm minifinder


후옥이 긴 전전형 무코팅 비오곤 렌즈를 사용하기 가장 좋은 

시스템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시죠? 죄송하지만 끝까지 주입하겠습니다.ㅋ


Nikon S3는 35mm 파인더가 기본이므로 S3와의

조합도 상당히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비오곤 렌즈의 리뷰도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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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누리 2019.08.31 09: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박선생님...
    매우 섬세하시고 장인 정신이 그득 베어있는 프로페셔널 오버홀 과정 잘봤습니다 ^-^
    전전 비오곤의 중앙부 해상력이나 표현력은 정말 감탄을 자아내지요...
    바쁜 와중에서도 수고 하셨습니다.

    • goliathus 2019.09.02 09:3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선생님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후옥이 길어 디지털에서는 최외곽 주변부가 약간 뭉게지지만 필름에서는 주변부까지 정말 살벌한 렌즈입니다. ^^오래간 사진 생활하신 분들은 요즘 무코팅 비오곤 하나씩 요즘 가지고 계시더라구요~ 2000년대 중반까지는 맞는 바디가 Contax ii, iii 밖에 없는 걸로 알려져있어 아는 사람들만 쓰던 렌즈였는데 많이 대중화가 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