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s Repair & CLA/거인광학] Leitz Summar 5cm F2 Nickel Disassembly & CLA (라이카 니켈 주마 50mm F2의 헤이즈 클리닝 및 오버홀)




  1933년 리지드 버전을 최초로 출시된 Leitz Summar 5cm F2 는 라이카 최초로 개방조리개 값 F2를 달성한 렌즈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략 12만개 이상의 Summar 가 생산되었지만 초기형의 리지드 버젼은 약 2000개 정도로 꽤 귀한 아이템으로 손꼽히는데요, 오늘 작업기로 올라가는 렌즈는 1935년 생산된 니켈 버젼입니다. 

  주마 자체의 생산량은 꽤 많지만 의외로 대물렌즈의 깊이가 매우 얕고 광학부의 재질이 무른 편이라 쉽게 상처나기 때문에 상태가 좋은 물건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렌즈입니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렌즈의 난반사를 제어하는 흑칠이 뜨거나 떨어진 경우가 많아 각종 플레어와 글로우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렌즈로 저평가 되어 있지만 원래 상태를 복구하고 빛을 잘 제어한다면 의외로 굉장히 샤프한 묘사를 보여주는 렌즈입니다.






이번에 작업한 렌즈는 과거 클리닝 작업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였고

조작감 등에서 개선을 필요로 하셔서 작업을 의뢰하셨습니다.


광학부를 체크해 본 결과 대물렌즈는 렌즈 특성에 비해 상당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내부는 클리닝하면서 남은 용액의

트레이스 자국과  먼지, 남은 솜 보풀 등이 관찰되었습니다. 





침동 상태의 Summar 5cm F2, 은은한 광택이 아름답습니다.

작업 중 멍하니 렌즈를 감상하는 시간을 줄인다면

좀 더 빨리 작업할 수 있을텐데..잠시 반성의 시간을ㅎㅎ




침동을 고정하는 고정링을 빼고 후옥을 분리합니다.


아참, 언젠가 렌즈의 관리나 구매시 팁 등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 일단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포스팅에 적어두고 있습니다. 

 

렌즈의 보존에는 캡과 필터의 관리도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작업하면 더이상 필터를 뺄 필요가 없도록 동봉된

필터 안팎까지 닦아서 드리게 되는데 가급적이면 필터를

열지 않고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필터가 없는 경우 반드시 캡 안쪽의 먼지까지 제거하고

보내드리는 이유입니다. 특히 사용시 뒷캡을 신경

쓰지 못하시는 경우도 많은데 지금 뒷캡을 보시면

가득한 먼지나 이물질에 깜짝 놀라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ㅋ





이어서 대물렌즈를 분리합니다.





침동튜브를 초점계에서 빼내면 광학부를

담당하고 있는 경통이 분리됩니다. 





여기서 또 감상 포인트.

....초기의 침동렌즈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화살표.


마치 템플레이트를 대고 새겨 넣은 듯한 각인과

초점링을 깎고 마련한 공간에 심어진 조리개 노브의

디테일이 아름답습니다. 조리개 노브는 양쪽에 

대칭으로 위치하여 어느 쪽에서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있습니다.


이후의 렌즈들은 적어도 이부분에 있어서는

원가절감이 들어갔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ㅎㅎ





이어서 2군 렌즈를 분리해냅니다. 마땅히 게눈을 꼽을 곳이

없는 설계라 분리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초점링의 디테일과 양반집 놋그릇처럼 광택을 발하는

초점경통에서 또 집중력을 잃고 잠시 헤매입니다.




렌즈의 각 면을 체크합니다. 하나의 렌즈군은

양쪽 면을 갖기 때문에 각각의 면을 면밀히

살핍니다. 다행히 내부 렌즈군에 깊은 상처나

자국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조리개링을 분해합니다. 육각 조리개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리개날은 조였을 때 렌즈의 곡면과

비슷한 곡률을 그리도록 가공되어있습니다.


원활한 가동을 위해 조리개날 수납부도

근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를 위해 분리된 조리개날들..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빈 공간이 없도록

날은 두개가 한 세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립에 앞서 내부를 깨끗히 청소합니다.


흔히 'Speck'이라고 통칭되는 검은 이물질 조각들은

흑칠의 테두리가 떨어져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2번째줄 중앙의 사진처럼 렌즈 난반사 방지 페인트나

광학부 표면이 온도나 습기에 따라 팽창 혹은 수축을

반복하면서 가장 접착력이 약한 테두리 부분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난반사를

잡지 못하고 그 사이로 빛이 새어나가게 됩니다.





Leitz Summar 5cm F2의 분해모습.





조리개 표면에 붙은 이물질과 기름을 닦아내고

재조립합니다. 이때 조리개날에 코팅된 무광택의

피막이 더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히 작업합니다.


오래된 렌즈들은 대부분 이 부분이 마찰로 벗겨져

광택을 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더이상

손상이 없도록 해야합니다.





클리닝이 완료된 광학부의 모습.

렌즈면에 남은 기름기나 용액의 흔적을

완전히 없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올드렌즈, 특히 무코팅 렌즈들은 코팅이

개발되기 전이기 때문에 형석을 포함해 투과율이

높은 물질을 용융하여 제조되었습니다.


덕분에 쉽게 상처가 나거나 찍힘이 발생하는 등

취급에 주의가 필요한데, 대물렌즈를 통틀어 절대로

한번 사용한 융이나 솜 등을 사용하면 안됩니다.


바디와 달리 렌즈는 한번 흔적이 남으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으므로 클리닝 시 적절한 힘, 회전 속도,

접촉하는 회수 등을 매우 조심히

컨트롤 해야 합니다.


표면 연마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정도 깊이 이상의 스크래치를 지워내려면

제조 공차 이상을 깎아내게 되므로 계산된

광학수치에 어긋나게 되고 결국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진 렌즈가 되어 버립니다.





오래된 렌즈들을 보면 사진과 같이 내부에 흰 반점 등이

생긴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시 흑칠한 도료가 팽창과

수축에 의해 렌즈표면에서 부분부분 접착력을 잃는 현상입니다.


심한 경우 사진과 같이 도료가 충격 등에 의해 통째로 떨어지기도

하고 이럴 경우 렌즈 안에서 그 조각들이 돌아다니는 일도 일어납니다.

떨어진 부분에서는 누광이 일어나고 이는 플레어나 화면 전체의

글로우 현상, 광륜 등의 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보통 투과가 되지 않으면 큰 상관은 없는데

왼쪽 사진과 같이 테두리 부분이 떨어지는

경우 산란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떨어질 정도로 흑칠분리가 일어난 경우

해결방법은 역시 제거 후 재도색입니다.


재도색하는 경우 전체적으로 고르게 피막을

입혀야하며 두꺼운 경우 시간이 지나면

다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최대한 얇은 피막으로

강력히 차폐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빛이 투과되는 부분은 없는지 골고루

살펴보고  누광시 가장 빛이 많이 산란되는 렌즈의 곡면

안쪽 테두리도 사진과 같이 완벽한 원형을 그리도록 작업합니다.


간혹 일본에서 들어온 렌즈 중 이 부분이 붓으로

대충 마무리 된 경우를 보는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제대로 작업할 경우 공임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수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흑칠 도색은 일부만 떨어지거나 추가로

떨어질 위험이 없는 경우 오버홀에 포함되지만

이후 다른 부분이 떨어질 우려가 높은 경우(제거 후 도색)와

흑칠 도색 범위가 큰 경우 가 작업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물렌즈를 고정하고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무코팅 렌즈의 표면은 사진처럼 무지개 빛이나

부분부분 푸른 빛을 띄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표면산화로 반사율이 달라져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유막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물론 화질에도 영향이 없는데

이걸 직접 박박 닦아내려고 하다가 스크래치만

더 생기는 일이 있으므로 직접 닦으시려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아름다운 광택의 니켈렌즈는 그 자체로 주인공이 됩니다.

특히 손으로 잡았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그윽한

조작감은 딱딱 떨어지지만 새침한 현행 렌즈에서는

줄 수 없는 만족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렌즈 의뢰를 받게 되면

종종 렌즈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도 함께 나누게 되는데요,

이 렌즈는 의뢰하신 분께서 첫째 딸을 낳았던 순간을

 촬영한 렌즈라며 무척 아끼시는 렌즈라고 하네요.


음 사실 저는 첫째가 태어난 순간 사용했던 렌즈였던

(Nikkor-N.C 5cm F1.1)를 팔아먹은 터라 깊은 반성을...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이 렌즈가 출시되었을 무렵 라이카의 라이벌이었던

Carl Zeiss는 이미 Sonnar 5cm F1.5 렌즈를 상용화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Summar가 까이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대물렌즈의 상태가 좋고 헤이즈 없이 잘 관리된 경우

아래와 같이 상당한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야경에서의 광원이나 하이라이트 부분의

글로우가 거의 없으며 무코팅 특유의 연계조로

표현되는 암부도 인상적입니다.


개방에서 중앙부의 샤프니스는 조나에 비하면

약간 굵은 느낌이지만 충분한 샤프니스입니다.


개방 주변부에서의 보케는 약간 회오리가 이는 듯한

느낌이며, 화상의 이지러짐은 보이지 않고 또렷하게

묘사해냄으로 풍경 등 심도를 이용해 구석구석

선명한 촬영에서도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문득 여러분은 어떤 렌즈로 첫 아이의 출생을 남기셨는지 궁금해집니다.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4.5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4.5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Leica M10-D / Leitz Summar 5cm F2 @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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